뉴스가 뉴스일까, 광고가 뉴스일까? 뉴스상품에 우리는 언제나 낚여 있다!

꼭 한 번쯤 찬찬히 생각해 봐야지 하고 있는 네트워크문화 중의 하나는,

온라인광고 문화다.

(동의하기 힘들지만 대체로 정치적 성향으로 대비되는)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구분할 필요없이 인터넷에서 보는 거의 모든 뉴스 보도는 상품이다. 뉴스상품이다. 새삼스럽지만 뉴스를 뉴스상품으로 불러주어야 하는 현실이다.

근데, 그 뉴스 상품의 내용에는 진보, 보수, 좌파, 우파 등이 쉴새 없이 논란인데, 그런 소식을 접하게 되는 통로를 지배하고 있는 – 우리의 정보에 대한 감각 혹은 지각의 방식을 지배하는 – 광고들에 대해서는 별 논란이 없는 듯 하다. 반복되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그리 중요하다던 정치적 미학의 문제는 어느새 또 뒷전에 버려진 것인지…

그래서 그 광고들도 일부러 클릭해서 가보고 하면서 궁금함을 달래는 와중인데, 마침 이를 언급하는 뉴스상품이 하나 있으니:

언론사 사이트의 온라인 광고 설계 유감,” 미디어오늘, 2010-10-21

완전 반가운 느낌으로 클릭해 가보니, 이 역시도! 광고로 도배되는 것이 유감이라는 이 글에도 광고들이 덮쳐있다. (필자의 블로그 capcold님의 블로그님에서도 “아이러니”라고 되어 있다.)

"언론사사이트의 온라인 광고 설계 유감," 미디어오늘, 2010-10-21

...

내용을 아예 가리고 있는 이런 것 말고,

우리가 좀 더 즐겨보게 되는 광고들 – 저 뉴스상품 주위에 자리하고 있는 온갖 광고상품들을 보면:

...

그래서 도대체 새로운 정보는 뉴스인지 광고인지, 누가 상품이고 누가 소비자인지 우리는 늘상 헷갈린다.

… 광고 수익모델이란 애초에, 콘텐츠의 유인가를 매개로 광고주와 독자의 소비욕구를 연결시켜주는 작업을 해주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론사의 기사라는 유인가 자체를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광고를 설계하면 몇 번은 실수로 클릭을 유도할지 몰라도 결국은 역효과를 낳는다. 해당 매체에서 기사를 읽는 행위 자체를 피하게 만들 뿐 … @ “언론사 사이트의 온라인 광고 설계 유감,” 미디어오늘, 2010-10-21

역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별 군소리 없이 쏟아지는 뉴스상품/광고상품을 무던히도 소비하고 있다.

신문은 사서 봐야하는 것과 다르게 인터넷에서는 무료로 뉴스를 얻고 있으니(물론 유료화된다만다 난리들이지만),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상태가 무료가 아니라는 뜻이 아닐까.

제 아무리 진지하고 진보적 사회변화를 위한 장엄한 소식이 전해지더라도 그것이 전달되는 과정을 지배하고 있는 광고는 그 뉴스가 뉴스가 아니게 한다. 거리두기효과? 그 어떤 내용의 뉴스라도 그것은 이른바 떡밥이고 뉴스 독자인 우리는 언제나 낚이고 있다. 온갖 상품들을 광고해 팔아야 하는 광고주들에게 우리의 관심과 주목과 걱정과 불안과 공포가 걸려 낚이도록 하는 낚시. 뉴스는 미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 뉴스상품이 상품임에도 일단 무료(인 것처럼) 제공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겠다. 우리가 지불하는 것은 그래서 돈(화폐)이 아니라 어떤 노동 비슷한 것이 아닐까.

바로 저런 광고를 힐끗이라고 봐야하는 순간들 – (빼앗기는) 시간들, 그 다음 읽을 내용을 뒤덮어버린 광고를 없앨라고 잘 보이지도 않는 X표를 찾아 광고창을 닫아야 하는 수고, 무엇보다도 기미, 잡티, 여드름 피부에 대한 고민, 혹은 이빨, 눈, 대머리에 대한 고민, 혹은 얼굴 크기, 가슴 크기, 자지 크기, 늘어진 뱃살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몸의 무게 등등에 대해 예외없이 나도 걱정하고 불안해야 할 것만 같은 이 분위기, 정서, 문화에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무료가 아닌 것이다. 가장 비싼 댓가는 우리가 그런 가치 설정에 점점 덜 저항하며 무뎌가고 있는 것.

그러니

사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유료로, 비싼 대가를 치루면서 뉴스를 보는 셈이다. 위의 모든 고민들을 쪽집게처럼 해결해준다던 저 광고 상품들이나 서비스 상품들이 광고하면 팔리니까 계속 저런 광고가 나올 것이고, 그 상품 가격에 광고비도 포함되어 있을테니 결국 우리는 그렇게해서 뉴스상품에 대해 간접적으로 돈까지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더해 인터넷 뉴스상품을 유료화한다고 하는 치들은 그게 마치 무료였던 것처럼 아예 대놓고 삥뜯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하필 수많은 언론사들에 흘러넘치는 광고들은 신체나 성애와 관련된 것이 많을까? 세부적인 사연들이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생활 현실 – 사회 생활하려면 갖게 되는 우리의 온갖 욕구나 욕구불만이 반영된 것이겠으니, 사실은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광고-뉴스 상품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광고를 세련되고 멋있어 보이게 하는, 그래서 광고같지 않게 광고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해서 저 미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별 소용없을 뿐더러 문제를 숨겨 더 악화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저질적이거나 통속적이거나 세련되지 못하거나 구리거나 촌스러워서 우리 취향에 안 맞는 것처럼 보여도, 차라리 저런 광고들이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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