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이 뭐가 나빠? ‘짝퉁반대무역협정’(ACTA) 자체가 짝퉁이다!
위키유출(wikileaks)[집단지성의 정보정치와 역감시 기술] 만큼은 아니더라도,
연이어 터지는 문서유출의 하나는 ‘짝퉁반대무역협정’(ACTA, Anti-Counterfeiting Trade Agreement)의 협상 관련한 것들이다.
가장 최근에 유출된 것이 벌써 한 달 전인 듯 하다: ISP Liability For Infringement Nuked, ACTA Leak Reveals
하여간,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정부도 이런 국제적 협정쇼에 참여하고 있는데 – 주로 외교부의 특채 선수들일텐데,
이 문서의 유출은 너무도 당연하다. 당연히 할 필요가 없는 회의인데 하고 있기 때문이고, 굳이 하겠다면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니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적으로 회의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비밀리에 해왔기 때문이다. 최종 합의되면 결과만 우리에게 통보하려하겠지. 굳이 통보할 필요도 없이 집행하면 되겠지.
그러니 이에 참여하는 일부 관료들조차 양심에 찔려 내부고발 격으로 문서가 비공식으로 공개되고 한 것이다(유럽 등에서).
문서유출은 늘 정치적이고, ACTA에서도 예외없이 정치적이다. 정보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정보의 정치(학)에 해당하는 중요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할 필요가 없는 회의인 이유:
여기서 주로 다루는 것은 (인터넷에서의) 저작권 위반에 대한 단속·집행 강화에 대한 것인데, 이미 다 되어 있다! 근데 왜 하고 있나?
ACTA IS A THREAT TO FUNDAMENTAL RIGHTS AND ACCESS TO KNOWLEDGE
‘짝퉁반대무역협정’은 [우리 모두의] 기본권과 지식에 대한 접근에 대한 위협이다!
그런데, 협정 이름은 왜 저 모양인가?
물리적 상품에 대한 짝퉁이나 디지털 저작물의 저작권 침해(불법복제)나 비슷하게 보이니까 저렇게 붙였겠다.
아닌게 아니라, 점점 비슷해지고 있기는 하다! 지난 십 년 넘는 시기 동안 디지털 복제가 더 큰 문제였고, 아날로그 복제(디자인의 불법복제를 통한 물리적 상품)는 상대적으로 큰 관심이 없어왔다. 그러나, 이 아날로그 복제 역시 디지털 복제와 같이 “빵 터지는” 사안이 될 예정이다(자세한 얘기는 차차[차]~). 그래서 저 선수들이 의도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저 협정은 그에 대한 예비 대응단계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말 나온 김에,
그런데 짝퉁은 우리 모두 반대하는가? 안 좋은가? 그래도 잘 쓰는데? 짝퉁이 없어져야 하는가?
예전에 입고 다닌 흰 티셔츠의 왼쪽 가슴에는 게스[guess]가 아닌 이를 흉내낸 괴스[goess]였는지 그 비슷한 로고 모양이 박혀 있었다. 그런 짝퉁을 없애면, 나는 휠씬 비싼 게스[guess] 흰 티셔츠를 사 입었을까? 빛 토렌트로 내려받아 보는 영화들을 보지 못하게 되면, 나는 그 영화들을 반드시 극장에서 입장료와 팝콘 사 먹어가며 볼까?
짝퉁과 불법복제의 피해액은 이 질문에서 그렇다는 대답을 전제로 하고 계산한 것이다. 이런 식이다:
무료 다운로드 1회 = (입장료) 8,000원 피해!
마침,
유럽에서 짝퉁이 우리 사회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보고서가 나왔다.
Fake goods are fine, says EU study, telegraph.co.uk, 2010.8.29
짝퉁을 못 사게 되면 사람들이 오리지널 브랜드 상품을 사겠냐? 아니! 라는 것이고, 도리어 짝퉁이 사회적으로 매우 유용하다는 결론도 담겨 있다!
하여간
디지털 저작물의 불법복제 때려잡자는 것인데(이를 위해 우리가 알던 인터넷은 박살이 나고 있다) 당장 그렇게 안 보일라고 눈가리고 아웅! 차원에서 저 협정의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짝퉁 반대 무역 협정.
해적질 때려잡는 협정이면서 짝퉁 반대라고 쓰고 있으니, 그렇지 않아도 쓰잘데기없는 이 무역협정은 제목부터가 짝퉁이 아닌가!
짝퉁 협정 맺으러 다니는 전세계의 특채들 역시 짝퉁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짝퉁이 사회적으로 유용하다 했지만,
짝퉁이 늘 유용한 것만은 아닌 것이다. 저런 짝퉁은 좀 가라! 예전부터 그러지 않았나, “껍데기는 가라!”고…
그러나 안 꺼지고 버티면서:
거의 마지막이 될 회의가 며칠 전에 일본에서 있었다고 하고, 협상문안도 거의 완성이 되었다고…
ACTA: Game Over?, La Quadrature du Net
초기의 독소조항들이 많이 안 보이게 되었지만, 이 협상의 기본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가 상당히 침해될 여러 집행 조항들이 버젓이 남아있고.
그리고, 전쟁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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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관념으로 영화의 경우, 무료 다운로드 1회 = (입장료) 8,000원 피해! 라는 초현실적인 등식이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해적질은 [...]
‘짝퉁반대무역협정’(ACTA) 마지막 협상(일본 도쿄) 새소식:
로이터통신의 보도( http://durl.me/2tajw )를 인용하고 있는 한 블로그(michaelgeist.ca, http://durl.me/2tak4 )를 보자면:
어젠가 공식 협상은 끝났지만 협정 합의에 실패, 그러나 이번 주내로 정부 고위관료들이 몇 일 더 참석해서 협정초안 작업을 결론낸다는 계획. 합의가 안 된 부분은 지리적 표시와 특허를 포함한 [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것들.
유럽은 미국과 일본이 고집 피워서라고 하고.
월요일에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
[답변]
해ㅋ의 답변:
10월 3rd, 2010 | 1:20 오후
정보공유연대 메일링 리스트 ( http://durl.me/2tsq5 – 글쓴이 : Heesob Nam )를 통한 추가 정보:
로이터의 후속 보도는 협상이 거의 타결된 것처럼 쓰고 있습니다.
http://www.reuters.com/article/idUSTRE6910AO20101002
유럽연합도 더 이상 협상은 없고 사소한 미해결 쟁점만 합의하면 된다는 취지로 얘기하고 있군요.
http://en.act-on-acta.eu/2_October_Joint_Statement_from_all_negociating_parties
조만간 나올 Leaked Text를 보면 정확한 걸 알 수 있겠지요.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