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미디어: 최근(2009봄)의 논의 하나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네트워크문화연구소(http://networkcultures.org)의 기어트 로빈크(Geert Lovink: 네델란드어로 발음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ㅠㅠ)가 지난 5월 초(2009)에 오디오회의(스카이프 이용) 형식으로 전술 미디어 토론이 있었던 것을 그의 블로그(http://networkcultures.org/wpmu/geert) 에서 전하고 있다:

Discussing Tactical Media in Ljubljana–Using Skype Posted: May 7, 2009 :: net critique by Geert Lovink

이 짧은 후기를 통해 90년대 중반에 등장한 ‘전술 미디어’ 담론과 실천의 한계 인식과 새로운 접근의 단초들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주로 유럽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특히 인터넷을 새롭게 (재)구축할 필요성과 가능성은 공히 (풀뿌리 자율적) 네트워크에 대한 지구적/지역적 통제의 공통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그 회의의 제목은 “통제 회로에 대한 대항 전략 – 전술 현실의 주체와 계기들”( STRATEGIES AGAINST CONTROL LOOPS — SOME PEOPLE AND MOMENTS OF TACTICAL REALITY) 정도인 모양이다.

몇 가지 언급을 보면,

  • 1990년대는 도구와 실천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넷의 어두운 측면”(the dark side of the Net)은 간과되었다는 점;

  • 89직후에 인터넷은 자율성과 권한강화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제 문제는 그 도구들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구글 등), 통제사회와 뗄 수 없는 인터넷의 변화;

  • 기업들의 웹2.0 환경에서 그 도구들은 더 이상 쉽게 점거될 수 없다. 그러기는 커녕, 웹2.0이 표현하는 것은 “일상생활의 금융화[상업화]“(financialization of the everyday life)라는 것…

이 오디오 회의에서 참여자들은 ‘군사적이고 기업의 프로젝트로서 시작되고 발전되어온 네트워크들과 웹2.0을 어떻게 재설정(reframe)할 것인가’를 논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시스템의 그늘에서 대항 네트워크들(conter-networks)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인터넷 밖에서 그것을 넘어서는 네트워크 구조(architecture)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전술적으로’ 시스템 안에서 난류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이상 재미를 보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저항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어츠(Geert)는 속도의 정치의 한계를 강조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기술자들, 예술가들, 활동가들 간의 관계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모양인데, 이를 함께 해나갈 수 있는 해커 혹은 프로그래머들이 점점 부재하고 있다는 문제도 눈에 띈다.

덧붙여, 그래햄 하우드Graham Harwood)의 언급: 영국의 일부 활동가들은 긍정적으로 네트워크를 회피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매주 자기 이름의 성을 바꾸는 여행자들도 있고 트랜스섹슈얼 집단들은 자신들의 회의 장소를 이제 넷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반-이용은 이미 역사적으로 많이 있어왔던 것으로 그 한계도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이러한 어떤 반응 혹은 대응은 인터넷 통제사회, 시스템 안의 (디지털) 저항의 이면을 가리키고 있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네티즌’들의 “사이버 망명” 행동은 그러한 반-이용과 다른데, 유럽의 전술 미디어 토론자들이 제기한 대항 네트워크들을 구축할 가능성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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