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는 문화다”
그누 일반공중이용허락(GPL)과 창조적공유지 이용허락(CCL)의 차이를 살펴보는데 있어서 한 가지 문제는 각각이 적용되는 생산물이 다르다(전자는 소프트웨어, 후자는 문화생산물)는 차원을 어는 정도까지 양자의 차이에 반영할 것인가이다.
GPL 계열로서 그누 자유문서이용허락(GNU Free Documentation Licence, GFDL)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기술 관련 문서로 국한되어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
어쨌든, 각 이용허락표시가 적용되는 생산물의 차이가 다소 결정적이라고 보는 antiropy님의 주장 중 “소프트웨어(즉, 실용적인 저작물)가 아닌 저작물”이라는 표현이 있다. 실용적이라는 성격이 왜 부각되는지, 그것이 음악이나 영화 갈은 문화생산물과 어떤 차이가 있고, 그래서 GPL과 CCL의 차이에 결정적이라는 것인지 처음에는 잘 몰랐다.
그저 소프트웨어는 실용적인 생산물이고, 음악이나 영화 등은 문화적 표현물이라는 구분 정도의 문제인가?
마침, CC의 문제점 그리고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의 자유에 역행하는 이용허락 선택 사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관념을 비판하는 니나 팔리(Nina Paley)의 주장이 있다: The Four Freedoms of Free Culture @ QuestionCopyright.org , 2010-08-31
“소프트웨어는 문화다.” 이 말이 나오게 된 경위는:
FSF는 그들이 최근에 후원한 <터무니없는 특허: 어떻게 소프트웨어 특허가 시스템을 파괴했는가>(Patent Absurdity: how software patents broke the system)라는 다큐멘터리에 CCL 중 “개작금지” 제약을 설정한 것이다. 그들이 자유소프트웨어를 위해 주창했던 네번째 자유 – 변화시키고 향상시키고 그 파생물을 재배포할 수 있다 – 가 바로 그들(FSF)에 의해 문화에는 적용이 안 되고 있다!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는 유용한 것이고 문화는 단지 예쁘거나 오락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용성”과 “미학” 간의 잘못된 구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문화다.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의 저와 같은 처사는 유감인데, 여기서 소프트웨어가 문화라는 말은 저 맥락에서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정보문화, 디지털문화, 네트워크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알고리즘, 프로토콜, 프로그래밍 언어, 코드, 코딩 기법 등등에서의 기술 문화정치적 차원들 – 이를 위해 아직 (전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소프트웨어문화연구를 구상하고 있다.
반대로, 문화적 표현물도 소프트웨어다. 디지털로 정보처리되고 네트워크로 전송·교환되기 때문에 그렇지만, 하드웨어와 대비되는 소프트웨어의 특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얘기지만 1970년대 “급진적 소프트웨어”(Radical Software)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그것은 당시 공동체 비디오, 공동체 텔레비전의 프로그램을 주로 가리키는 것이었다.
소프트웨어는 실용적인 도구나 기술만이 아니라, 기술문화적 표현물이다. 목적코드가 기계와의 소통을 위한 것인 반면, 소스코드는 바로 사람들 간의 소통을 위한 언어이다. 바로 그 언어적 표현(과 여러가지) 때문에 소프트웨어는 저작 표현물로서 저작권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자유소프트웨어운동은 그래서 표현의 자유 운동이기도 하다!
지적재산 대(vs.) 표현의 자유: 소프트웨어 작성은 표현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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